친구들과 학교 앞길 걷다 참변
7일 옥턴고등학교 앞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옥턴고 학생들이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며 기도하고 있다.
▶ VA 옥턴고 교통사고 희생자 3명중 1명은 한인 여고생 안리안양
▶ 사고현장에 추모·애도 행렬
지난 7일, 버지니아 비엔나 옥턴고등학교 앞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참사의 희생자 3명 중 한 명이 한인학생으로 밝혀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희생자인 안리안(15·작은 사진) 양은 옥턴고등학교 9학년에 재학 중으로 부모를 따라 3년 전에 시카고에서 이주해 왔다.
안 양의 어머니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날 학교를 마치고 마케팅 프로젝트를 같이한 친구들과 IHOP에 가도 되느냐고 물어봐서 허락했는데 5분 뒤에 아빠가 데려다 줄거라고 다시 연락했는데 그 사이 사고가 난거라 가슴이 더 아프다”면서 “우리 리안이는 장난과 유머를 아주 좋아하고 남을 웃기면서 행복을 느끼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현장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의 꽃 행렬이 줄을 잇고 학교 친구들과 지역주민들이 찾아와 기도를 하고 있다. 9일 오후 1시 경 사고현장을 찾은 안 양의 학교 친구들은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목놓아 울기도 했다.
이영현 군은 “너무 밝고 마음이 착한 친구였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해 옆에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같이 영어클래스를 들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안 양의 어머니는 지난 3년간 워싱턴 지역 2.20클럽의 회원으로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급식지원 봉사를 해왔다.
2.20클럽의 문숙 회장은 “안 양의 사고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깝다. 이후의 일정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부모를 대신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죽은 한 학생의 사촌오빠는 고펀드미를 통해 도움을 요청해 9일 오후 5시 현재 7만 9천 달러가 모였다.
옥턴고등학교 학부모회(PTA)에서도 희생자 가족을 돕기 위해 고펀드미https://gofund.me/38afacbe 계좌를 열어 9일 오후 5시 현재, 1만9천 달러가 모금됐다.
한편 안리안 양은 7일 오전 11시 45분 경 학교를 마치고 친구 2명과 학교 앞에서 길을 걷다가 두 대의 차량이 충돌하면서 튕겨나온 차량이 덮치며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윤양희 기자>ⓒ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