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차단’ 국힘 전당대회…반탄 “배신자” 야유- 찬탄 ‘집단 퇴장’ 충돌
DMV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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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 08:10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12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행사장 입구에는 이런 내용의 안내문들이 부착됐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때 언론사 비표로 입장해 찬탄파(탄핵 찬성파) 후보들의 연설을 방해하는 등 소란을 일으킨 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행사장 입장을 엄격히 관리하고 나선 것이다. 행사장 입구는 1곳으로 통제됐고 손목에 입장표를 두른 당원들만 입장할 수 있었다. 당의 ‘출입 금지’ 조처에도 전씨가 난입을 시도하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에는 다수의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전씨는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씨는 이날 벡스코 입구에서 사전에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에 올려 “(출입 금지 조처가) 억울한 면도 있지만 평당원으로서 지도부의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합동연설회 때 받은 언론사 비표를 목에 건 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라이브 방송을 이어갔다. 전씨의 방송은 한때 순간 접속자 1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씨는 자신을 ‘정치 깡패와 다를 바 없다’고 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를 “한동훈 끄나풀”이라고 비난하며 “(친한동훈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칼 꽂은 놈들 아니냐. 의리도 없는 동네 양아치들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징계에 대해서도 “대다수 당원들이 진실을 알기 때문에, 출당이나 당원정지 그런 제재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선 찬탄파와 반탄파(탄핵 반대파) 지지자 간 신경전이 더욱 격화된 모습이었다. “후보자에 대한 과도한 비방 등으로 행사장 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분들은 퇴장 등 필요한 조처를 취할 수 있다”는 사회자의 안내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반탄파 지지자들은 곧바로 “배신자”란 야유와 함께 양손으로 ‘엑스’(X)를 그어 보였다. “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 “윤 전 대통령과 반드시 절연해야 한다”,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는 조 후보의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와 욕설이 뒤섞였다. 반탄파인 장동혁 당대표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조 후보 지지자들은 들을 것도 없다는 듯 행사장을 떠났다.
전씨의 난동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힘 찬탄파 사이에선 ‘반극우 연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전대에 불출마한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안철수 당대표 후보와 조우했다. 대선 이후 첫 공개 행보였다.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기 위해선 반탄파가 당을 장악하는 것은 막아야 하는 한 전 대표가 안 후보와 손을 잡으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도된 만남은 아니었다”면서도 “한 전 대표가 어떤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지금 표현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아무래도 어느 쪽 후보들 쪽으로 투표를 해야 된다는 의미는 좀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