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전투ㆍ극초음속…미ㆍ중ㆍ러의 최첨단 무기 경쟁
2035년 9월 6일 새벽 4시. 일본 이와쿠니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전투기 편대가 발진했다. 이 편대는 미 공군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최첨단 6세대 전투기로 구성됐다. 편대는 마하 5(초속 1.7㎞) 속도로 튕기듯이 중국 쪽으로 날아갔다. 제주도 남쪽 이어도를 거쳐 곧장 중국 닝보로 향했다. 닝보는 중국 해군 동해함대사령부가 있는 곳이다. 전투기가 출격한 지 10여분 뒤 중국 해안에 접근하자 중국 공군기가 따라붙었다. 중국 공군기가 미사일을 쏘려고 락온(Lock-on)하자 6세대 전투기는 고출력 레이저 광선으로 대응했다. 중국 전투기는 맥없이 추락했다. 미 공군기는 중국 동해함대사령부를 폭격하지는 않았지만, 위력 시위를 한 뒤 복귀했다. 중국이 대만을 위협하는 행위를 경고하는 차원이었다. 미국은 동시에 해병대 로봇전투부대를 남중국해 무인도에 상륙시켰다. 그 무인도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사기지를 건설한 곳이었다. 이와 함께 미 해군은 남중국해 일대에 무인 전투함과 잠수정을 배치했다. 일촉즉발 순간이었다.
미ㆍ중 무력 충돌의 가상 시나리오다. 실제 미 국방부는 2035년쯤부터 중국과 본격적인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좀 더 진행시켜보자. 중국은 2021년 8월 공해인 남중국해 일부를 자국의 영해라고 선언한 이후 이 해역을 지나는 상선을 통제해왔다. 미 해군 함정은 접근조차 못 하게 차단했다. 국제규범을 위반한 중국의 불법적인 행동에 국제사회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중국은 대만까지 점령해 통일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남중국해 무인도에 상륙한 미 해병대 로봇전투단은 중국군 미사일과 레이더 제거가 작전목표였다. 미사일 위협이 없어야 미국을 비롯한 한국과 일본 등의 상선과 군함이 안심하고 통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도에 주둔한 중국군은 미 해병대 전투로봇에 소총을 쐈지만, 탄소섬유와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로봇엔 별로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로켓탄과 단거리 미사일로 대응했다. 하지만 중과부적. 수많은 로봇전투병을 미사일로 일일이 파괴하기엔 무리였다. 무인도를 점령한 미 해병대는 미사일과 레이더를 제거했다. 남중국해에 전개한 미 해군 유령함대 소속 무인 함정과 잠수정은 중국 해군과 대치했다. 스텔스 기능이 있는 무인 함정들은 중국 해군 레이더엔 포착되지 않았다. 유령 같은 무인 함정과 잠수정이 쏜 미사일과 어뢰가 닥치자 중국 해군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중국군은 내륙의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로 괌과 오키나와 등에 배치된 미 공군기지 등을 공격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미군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서태평양 지역의 미군을 분산 배치했다. 허브-스포크(Hub & Spoke) 전략에 따라 주요기지(hub)의 전투력을 여러 섬(spoke)에 분산해 리스크를 줄였다. 중국의 미사일 공격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전투는 대규모 병력이 맞붙는 게 아니라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졌다. 산재한 부대들이 모자이크 조각처럼 순식간에 결합해 전투력을 발휘한 뒤 다시 흩어졌다. 이른바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은 상대방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수백 개의 인공위성을 투입했다. 위성으로 수집한 방대한 정보는 양자컴퓨터로 분석해 영상정보와 함께 6G 네트워크를 통해 일선 부대에 나눠줬다. 그 정보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과 무기체계에 자동 입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