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한덕수 국힘 입당하면 함께 못해"…이재명엔 "법치붕괴 괴물국가
지난 4월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새미래민주당이 개최한 '개헌연대 국민대회'에 참석한
이낙연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연설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대선 후보등록일 앞 NY "'미친 정치'에 역할 있나, 일생을 건 최종 고민 중"
한덕수와 "개헌 외 선거 얘기 없었다"…단일화 번복한 김문수엔 "만날일 없다"
호남권엔 "내편 잘못도 무조건 옳다는 건 국가에 도움 안돼"…반명 못박기도
새미래민주당 반명(反이재명) 잠룡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NY)가 제21대 대선 출마 결행을 놓고 "최종적으로, 아주 일생을 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전 총리) 간 '단일화 진흙탕싸움'엔 더욱 거리를 뒀다. 한덕수 후보여도 국민의힘 입당할 경우 "함께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는 전날(8일) 오후 광주CBS 'CBS매거진'에 출연해 대선 출마 관련 "실무 준비는 갖춰놨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오는 10~11일 6·3 대선 후보등록 기간까지 고심을 거듭할 전망이다.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개헌연대'엔 공감했지만 새민주에서 구상한 '국민후보' 입후보 가능성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6일 한 후보와의 회동에 관해선 "대단히 원론적인 것 두가지를 얘기했다. 첫째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 특히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어 상당히 심각하다'는 얘기였다. 두번째 '(분권형 대통령제 등) 개헌을 해야하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협력을 하는 게 좋겠다' 딱 두가지였다. 선거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 후보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총리로서 12·3 비상계엄 내란 책임자이며 그와 협력하면 '내란연대'라는 더불어민주당 측 공세엔 "민주당이 한덕수씨를 내란 공범이라며 탄핵소추했으나 헌법재판소는 기각했다. 8명 재판관 중 7명이 기각, 1명만 파면이다. 윤석열씨를 파면한 똑같은 헌재가 그렇게 했다"며 내란 프레임과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은 개헌을 하지 않겠단 것이고, 그분(한 후보)는 개헌을 하겠다고 한다"며 개헌연대 당위를 내세운 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국회의장이 개헌하겠다고 그러니까 사흘 만에 의장을 굴복시켰지 않냐"고 지적했다. 또 "'내란연대'라 그러는데, 그러면 그쪽은 '범죄연대'인가. 그렇게 막말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상황에 관해선 경선 기간 '한덕수와 단일화' 약속을 뒤집은 김문수 후보와의 통화 내용을 폭로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7일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까 '김문수입니다' 그런다. 생전 처음 통화했는데 '이제 개헌도 함께 해야될 것 아닙니까' 얘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쪽하고 할 일이 없을 겁니다' 이랬다"고 밝혔다.
그는 "그 다음에 (김 후보가) '한번 만납시다' 그래서 제가 '산 사람이 언젠가는 만나겠지만, 이번엔 만날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랬다. 그 다음날 (관훈클럽 토론에서) 뭐 어쩌고저쩌고(반명 빅텐트 제안) 하더라. 믿음이 없는(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하고는 같이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후보직 지키기로 돌아서자 반감을 드러낸 셈이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김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면 연대할 생각이 없는지' 묻자 "그것뿐만 아니다. 한덕수씨로 단일화되더라도 국힘에 들어간다면 전혀 함께 할 생각 없다. 연대 안 해도 된다"고 답했다. 한덕수·김문수 2차 담판 시도에도 "그쪽에 관심이 없다. 국힘 주도의 그 무엇이든 내가 가담할 생각이 없다고 처음부터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대선 출마 확정 여부엔 "정치가 미쳐돌아간 시국에 내 할일이 과연 무엇일까가 마지막 고민"이라고 했다. 전남 출신으로 5선 의원·전남지사·총리·민주당 대표를 지낸 그는 호남권 공약 구상으로 "전남지사 때 제일 큰 공약이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었다"며 임기말 한전 에너지밸리 500개 기업 유치 공약 달성을 성과로 들었다.
'20대 대선 민주당 경선 패배 후 호남 민심이 싸늘하다'는 지적엔 "제가 부족한 탓일 것"이라면서도 "호남인들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보면 민주당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몹시 싫어하지 않나. 그런데 내편이더라도 잘못은 잘못인 거다. 내 편은 무조건 전부 옳다 그러는 게 국가에도 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이재명 후보 비판은 굽히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요즘엔 무슨 (이 후보 선거법 사건) 유죄 판결을 냈다고 대법원장을 부른다, 특검을 한다, 탄핵을 한다 여러가지 일들을 벌이고 있잖나. 이게 법치주의의 좋은 일이 아니다"며 "윤석열씨가 바보같은 자폭을 해 민주당은 정권교체 기회를 잡았는데, 법치주의를 지키면서도 정권교체할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차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치주의를 파괴하면서 지금 가고 있는 건 두고두고 굉장히 깊은 상처를 대한민국에 남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법원의 이 후보 무죄 신속 확정을 자신하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두고 "무죄 나오면 괜찮고, 유죄 나오면 공정하지 않다면 입맛대로 하잔 얘기다. 아무리 우리 편(민주당·호남계)이지만 그런 건 어른스럽지 않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계엄도 있었고, 독재가 진행되는 나라란 평가도 받고 있는데 이걸 빨리 정상국가로 돌려놓을 것이냐, 아니면 '괴물국가'로 추락할 것이냐 기로에 서 있다"며 이 후보 집권에 반대했다. 그는 "요즘 법치주의 붕괴 현상을 보면 굉장히 위기"라며 "법원이 마음에 드는 판결 할 땐 '잘한다', 유죄만 나오면 '죽일 놈들' 되고"라고 지적했다.
특히 "요즘 (민주당의) '대통령이 되면 재판을 정지시킨다'는 법에, '무죄 판결이나 면소판결을 하는 것이라면 해도 좋다' 이렇게 붙어있다. 그게 공정한가"라며 "법을 너무 함부로 주물러 법치주의를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면서 "범죄혐의가 없는 다른 후보를 내놓으라 몇번이나 얘기했는데 이 길을 가니 저로선 돕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기호 기자 ⓒ 디지털타임스